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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역사

글.
심용환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6년 6월 2일
ISBN.
978-89-374-4936-9
가격.
19,000원

소개글

왜 다시 신화인가? 데이터는 넘치지만 의미는 빈곤한 시대의 구원투수 현대인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삶의 의미는 잃어버린 ‘서사의 빈곤’을 겪고 있다. 인류 최초의 거대 서사인 신화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이성과 과학이 인간의 고통과 문명의 위기에 답을 주지 못할 때면, 우리는 늘 신화라는 오래된 지혜의 보고를 열어 보곤 한다. 저자는 19세기 낭만주의 화가의 그림으로 서문을 연다. 대자연 앞에 홀로 선 인간의 고독과 실존을 다룬 그 그림은, 세계를 이해하려는 인간의 욕망 또한 드러낸다. 이 책 『신화의 역사』는 신화에 나타나는 사랑, 죽음, 복수, 귀향 같은 인간의 보편적 경험에 집중한다. 오뒷세우스가 바다 위에서 겪은 방랑이나 인도 신화의 바기라타 왕이 감내한 고행을 보라.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인생의 위기 앞에서 겪는 방황 및 극복의 과정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공동체가 그들 자신의 기원과 가치, 규범을 설명하기 위해, 삶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 체계가 신화다. 따라서 모든 사회는 어떤 형태로든 신화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각 문명은 자기 시대의 위기와 욕망을 어떻게 신화화했을까? 이 책은 개별 신화가 아니라 특정한 시대와 사회가 만들어 낸 역사적 산물로서의 신화를 조명한다. 고대의 전쟁과 폭력에 관한 은유인가? 그리스의 신과 영웅들 저자는 『일리아스』에 대한 찬사는 치워 버리자고 주장한다. 이 거대한 영웅 서사시의 알몸을 보면, 고대 그리스인들의 혈투가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창과 칼을 들고 벌이는 끝도 없는 죽음의 향연. 이 전쟁을 조장하는 이들은, 즉 신으로 불리는 이들은 누구이고 무엇인가? 그중에서도 여신 아테네(아테나)는 고귀한 존재로 묘사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저 파괴만을 일삼는 아레스와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저자의 비판적 태도는 헤라클레스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난다. 제우스의 수많은 반신반인 자녀 중에서 유독 그만이 그리스 제일의 영웅으로 꼽힐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헤라클레스의 행적을 보면 그가 전쟁 영웅인지, 에게해의 해적인지, 힘 좋고 충직한 노예인지 그 정체를 알 수가 없다. 최후는 또 얼마나 황당한가? 여색 때문에 비참하게 죽었는데도, 그는 불멸의 신이 되어 올림포스에 합류한다. 우리는 필멸자다! 문명은 왜 신이 아닌 영웅을 요구하는가? 『길가메시 서사시』로 대표되는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인류 최초의 도시 문명이 남긴 불멸의 질문이기도 하다. “인간은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3분의 2는 신이지만 3분의 1은 인간인 길가메시는 온 세상을 헤맨 끝에 우트나피쉬팀을 만난다. 그는 신처럼 영원히 사는 자였다. 길가메시는 영생을 얻었을까? 결국 그는 지친 채로 우루크로 돌아와 필멸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허무한 결말이지만, 『길가메시 서사시』는 광활한 자연에 맞서 싸워 이겨 낸 인간과 그들이 만든 문명의 위대함에 관한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근본이 신이 아닌 길가메시에게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정복자이자 신화화된 존재. 메소포타미아의 군주들은 신들을 인간의 영웅성과 왕권을 뒷받침하는 역할로 재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