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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무아르(목로주점) 1
소개글
"‘나는 고발한다’로 표상된 행동하는 지성, 루공 마카르 총서를 완성한 에밀 졸라
‘아소무아르’에서 독주를 마시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노동자의 삶 조명
“직업상 주어진 더러움의 한가운데서 주고받은 그날의 깊숙한 키스야말로 두 사람의 삶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첫 추락이었다.”
파리 푸아소니에르 시문의 왼쪽, 샤펠 대로에 자리한 봉쾨르 여관 창문에서 제르베즈는 새벽 2시까지 랑티에를 기다렸다. 어제 저녁 일자리를 알아보러 나간 랑티에는 돌아오지 않았다. 제르베즈는 술만 취하면 때리는 아버지 마카르를 피하려고 랑티에와 동거 후 열네 살에 첫애를, 열여덟 살에 둘째를 낳았다. 랑티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남긴 돈을 들고 둘은 파리로 왔고, 몽마르트르 호텔에서 먹고 마시고 옷을 사며 법석을 떨다 두 달 만에 빈털터리가 되었다. 결국 봉쾨르 여관으로 내몰린 두 사람은 가진 모든 것을 전당포에 맡기고, 이제 수중에 남은 건 빨래할 돈 4수뿐이다. 그런데 랑티에가 수상하다. 제르베즈가 빨래하러 온 세탁장에 아이 둘이 열쇠를 들고 온 것이다. 제르베즈의 운명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우리에겐 ‘목로주점’이란 제목으로 알려진 『아소무아르』의 이야기는 “일할 수 있고, 먹을 것이 있고, 몸 누일 자리”만 있으면 된다는 소박한 꿈을 지닌 제르베즈의 삶의 여정을 따라간다. 7장을 중심으로 전반부는 봉쾨르 여관에서 가난에 시달리다 버림받은 제르베즈가 세탁소 주인이 되기까지의 상승 과정을, 후반부는 그녀가 가난과 술에 절어 비참한 죽음을 맞기까지의 하강 과정을 그린다. 하지만 소설 앞부분에서 결혼식 날 퍼붓는 소나기, 제르베즈의 길을 막아선 장의사 일꾼 바주즈 영감, 쿠포가 지붕에서 떨어지는 것을 쳐다보던 노파, 그리고 성공의 상징인 세탁소 안에서 제르베즈가 술에 취한 남편과 키스를 하는 ‘첫 추락’의 장면이 보여 주듯, 상승의 순간들에는 늘 불길한 균열이 있었고, 그것은 후반의 하강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불행으로 채워진다. 아소무아르에서 독주를 마시는 순간 몰락으로 이어지는 노동자의 삶, 제르베즈의 슬픈 운명을 따라가 보자.
▶ 사람들은 찬양했다, 사람들은 경악했다, 사람들은 칭찬했다, 사람들은 비난했다. 격찬과 비난은 하나같이 격렬했다. (……) 그런 가운데 작품은 점점 위대해졌다. ─ 아나톨 프랑스의 조사(弔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