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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글.
아니 에르노
옮김.
윤석헌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6년 5월 29일
ISBN.
978-89-374-6494-2
패키지.
세계문학전집
가격.
12,000원

소개글

임신 중절 경험에서 길어 낸 모순적 현실과 은폐된 진실을 폭로하는 사회적 자서전 침묵당한 모든 여성들의 경험을 역사 속에 위치하게 한 '아니 에르노 문학'의 정점 "따라가야 할 길도, 따라야 할 표지도 아무것도 없었다. (……) 여자가 스스로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과 이제 더는 임신하지 않은 상태 사이에는 생략이 있었다." 주인공 화자는 성병 검사의 결과를 기다리며, 불현듯이 1963년 10월의 한순간, 일주일 내내 "생리가 시작되기만을" 간절하게 소망했던 그 절망적인 시간 속으로 거칠게 휩쓸려 들어간다. 주인공은 한 남자 학생과 관계를 맺은 뒤,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절박한 심정으로 평소 자유연애를 지지하고 여성 인권에 민감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해 보지만, 그들조차 '임신 중절'을 예외적인 일탈로 낙인찍으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다. 결국 주인공은 '임신'과 '중절'이 암시하는 신분 추락, 학업 실패의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아무도, 심지어 제도마저 보호해 주지 않는 최후의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사건』은 자전적 탐구와 사회 과학적 방법론을 결합한, 아니 에르노의 독보적인 문학 세계를 결정적으로 보여 주는 대표작이다. 직접 체험한 임신 중절을 명백한 역사적 사실로서 '칼같이' 기록해 낸 이 작품은, 정당한 지위를 가지지 못한 채 '저급한 진실'로 치부되었던 현실의 편린들을 언어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치열한 문학적 실천의 결실이다. 『사건』은 법이 금지하고 사회가 동조해 온 임신 중절이라는 '사건'으로 인해 오래도록 침묵당해 온 여성들의 목소리와 참담한 경험을 힘겹게 되살려 낸다. 에르노는 쓰기를 통해 망각된 진실을 복원해 냄으로써, 오늘날까지 '임신 중절'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모든 사회에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을 환기한다. 개인의 기억에 깃든 근원과 소외 그리고 집단적 억압을 파헤치는 예리한 통찰력과 용기를 가진 작가.─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