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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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
소개글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일본의 카프카’ 아베 코보
일상에서 도피하기 위해 떠났다가 또 다른 일상의 반복에 갇힌 남자
초현실주의적 수법으로 일상의 의미와 자유에 대해 심도 깊게 파고든 수작
“기다리는 시간은 고통스러웠다. 시간은 뱀의 화살처럼, 깊은 주름을 그리며 몇 겹으로 접혀 있었다.”
한 남자가 모래땅으로 곤충 채집을 나선다. 그가 찾은 해안가 모래 언덕에는 기이한 마을이 있다. 부서져 가는 벌집처럼 지하로 20미터 가까이 깊게 팬 모래 구덩이마다 바닥에 집을 지어 놓았다. 남자는 마을 사람들의 계략으로 여자 혼자 사는 모래 구덩이에 갇히고, 흘러내리는 모래에 집이 파묻히지 않도록 매일 삽질을 해야 한다. 여자는 자기 혼자서는 그곳 생활을 견디기가 벅차다고, 한 집이 붕괴되면 마을 전체가 붕괴되기 때문에 작업을 멈출 수 없다고 해명한다. 남자는 수차례 탈출을 시도하다 결국 치밀한 계획 아래 구멍을 빠져나오지만, 소금밭에서 죽을 위기에 처한 그를 마을 사람들이 다시 구멍으로 돌려보낸다. 그러던 중 남자는 우연히 모래 속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유수 장치를 발명한다. 그리고 도망칠 여건이 생겼음에도 탈출을 뒤로 미룬다.
『모래의 여자』는 아베 코보를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만든 작품으로 영어, 프랑스어, 체코어, 러시아어 등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요미우리 문학상, 프랑스 최우수외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화되어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베 코보는 모래 구덩이 속에 세워진 집이라는 허구적인 설정에 사막과도 같은 만주에서 살았던 자신의 경험과 치밀한 상상력을 더해 모래 속 인물들을 생생하게, 감각적으로 그려 냈다. 흡사 ‘시시포스의 신화’를 떠올리게 하는 이 작품은 서스펜스와 철학적 깊이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는 독자들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 아베 코보는 모래 구덩이에 갇힌 주인공이 끊임없이 겪게 되는 육체적, 정신적 변화를 꼼꼼하게 추적하며 그 속에서의 일상을 극도로 실감 나게 묘사한다. 이렇게 기이한 플롯에 사실감을 더해 소설 내부의 긴장감을 미묘하게 증대시킨다. ─ 《뉴욕 타임스》
▶ 아베 코보는 갖가지 독특한 재주를 지닌 문학의 마술사다. 그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인간이 처한 운명을 소름 끼치도록 충격적으로 보여 준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