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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의 백합
소개글
순결한 첫사랑과 열락의 성애를 오가며 성장해 가는 한 청년의 고백록
“당신이 내게 했던 입맞춤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나요? 그 입맞춤은 내 삶을 지배했고, 내 영혼에 깊은 흔적을 남겼어요. 당신의 젊음이 내 젊음에 스며들었고, 당신의 욕망이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어요.”
프랑스 중부 투렌 지방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펠릭스 드 방드네스는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인색한 아버지와 매정한 어머니 아래서 사랑받지 못하고 모든 욕망을 억눌린 채 자란다. 프랑스 대혁명의 열기가 사그라지고 나폴레옹 제국마저 무너진 1814년, 부르봉 왕가의 귀환을 축하하는 무도회에 참석한 수줍은 청년 펠릭스는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 여인에게 난생처음 강렬한 사랑을 느끼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어깨에 입맞춤을 퍼붓는다. 펠릭스가 미지의 여인을 향한 사랑의 열병에 휩싸여 무력해지자 그의 어머니는 지인 소유의 시골 성 사셰로 그를 요양 보낸다. 초록빛으로 굽이치는 구릉들 사이로 앵드르강이 반짝이는, 에메랄드 술잔 같은 그 골짜기에서 펠릭스는 운명처럼, 한 송이 백합을 닮은 무도회의 여인과 재회한다. 그녀의 이름은 앙리에트 드 모르소프. 다정하고 기품이 넘치면서도 순수한 그녀는 병약한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게으르고 무능한 만큼 가장의 권위에 집착하는 구시대 귀족 모르소프 백작의 아내다. 그녀는 사랑 없는 결혼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아들딸을 끔찍이 아끼기에 남편의 폭압을 인내하며 가정에 헌신한다.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결코 떨쳐내지 못할 각인과도 같은 사랑의 상대가 하필 이런 여인이라니, 이 가망 없는 사랑 앞에서 펠릭스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신문 연재 중에 출판사와 소송전을 치르고, 출간 즉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문제작 『골짜기의 백합』은 발자크가 진정한 의미의 시적 표현을 발전시킨 작품이자, 육체적 사랑의 열정을 새로운 언어로 승화시켰다는 후대의 평가와 함께 걸작의 반열에 올랐다.
『인간극』이라는 이 방대하고 비범한 작품의 저자는 혁명적인 작가들의 강력한 혈족에 속한다. ─ 빅토르 위고
『골짜기의 백합』은 흔들리는 산들바람의 숨결, 수줍은 새벽빛, 안개의 푸른 향내가 감도는 작품이다. ─ 테오필 고티에